제가 하는 일은 현재 한국 로펌들이나 한국 변호사들은 하지 않는 일입니다. 한국에는 아직 시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의료법"이라고 하면 흔히 "의료소송"을 생각하시는 경향이 많지만 의료소송은 의료법의 매우 작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의료산업은 한국의 10배에 달하는 미국 GDP의 17%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큰 시장이고 그만큼 법규제가 심합니다. 의료법 변호사들은 의료시장 내의 모든 법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매우 특성화 된 분야 중 하나입니다.
예를들어, 한국의 병원들은 아직 진료를 통한 수익창출에만 집중을 합니다. 즉, 환자진료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아직 병원 간 연계가 전무합니다. 즉, 동네병원에서 진료 후 대형병원에서 추가적인 진료를 받아야 할 경우 환자가 알아서 진료예약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 받아야 합니다. 반대로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추후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습니다.
미국 병원들의 경우 끊임 없이 병원간 연계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과 이를 바탕으로 한 수익창출에 힘쓰고 있습니다. 대형병원이 동네병원과 연계를 하거나 큰 병원들이 아얘 작은 병원들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사 버리는 일들이 많습니다. 또한 연구를 통해 신약이나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이를 상업화 하여 수익을 창출합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복잡한 법이 관련되어 있고 저희와 같은 의료법 변호사들이 전문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이 번주는 설을 맞아 남편과 휴가를 내었습니다. 휴가는... 아침에 조금 늦잠을 자고 집에서 편한 자세로 일 할 수 있는 권한이지 푹 쉴 수 있는 권한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워싱턴까지 컨퍼런스를 가지 않아야 그나마 조금 쉬는 것이었겠지만 저와 같은 일을 하는 변호사들 수 백 명과 함께 제 분야의 컨퍼런스를 로펌의 스폰서 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수는 없었습니다. 가면 갈수록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기에 더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벼는 익으면 고개를 숙이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Posted by Jekk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