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쉬운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저처럼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 살았던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 영어를 잘하고, 그렇기 때문에 "쟤는 원래 영어를 잘했어"란 말을 종종 듣지만,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제가 처음부터! 영어를 잘 했을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초등학생으로 처음 외국인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 화장실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물어봐야 하는 지도 몰라 혼자 끙끙 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로스쿨 학생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했을 때 제가 처음 도착한 클리블랜드라는 도시에 가 본 적도 없었고 아는 사람도 한 명 없었습니다. 한국말은 하지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한국의 어느 도시에 혼자 떨어지는 것과도 같은 것이겠죠.
종종 영어는 어떻게 잘 하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매일 한 시간씩 영어공부를 한다고 해서 매일 그만큼 영어가 늘지 않습니다.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계단을 올라가듯 다음 단계에 올라서 있는 자신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다음 단계로 올라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기하는 날이 더 이상 그 계단을 오르지 못하는 날입니다.
난데 없이 영어 얘기를 하는 건 두 달 동안 로펌 근무를 하면서 꼭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분명 영어를 잘 하고 읽고 쓰는데 전혀 지장이 없지만 한국어를 한다고 해서 한국 법을 단 번에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영어를 한다고 해서 미국법을 모두 아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지난 주 목요일 왕짱 아줌마께 받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더더욱 계단을 오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요일, 금요일만 해도 내가 뭘 하는지, 잘하는 건지 못 하는 건지 (사실 못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잠시 받은 듯 했습니다) 확실하지가 않았는데 토요일 밤 시야가 트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단계 밝고 올라 섰던 거죠. 그리고 오늘 또 한 번 낑낑 대다가 다음 단계로 도약한 느낌이 듭니다. 이렇게 intellectually 시야가 맑아지는 느낌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하지만 제가 중간에 포기했다면, 즉, "저 못하겠어요,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면, 누군가 끊임 없이 제 손을 이끌어 주기만을 바랬다면 이런 지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지는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끊임 없이 노력하고 정진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세상에는 지름길이 없으니까요.
Posted by Jekk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