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을 땐 몰랐는데, 요새 변호사가 되서 한국 인터넷 기사를 읽을 때마다 몸이 움찔움찔하는 기사들이 있으니, "누구누구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다!!!"입니다.

예를들어, 현재 모 의과대학 학생들의 성추행 관련 기사를 보게 됐습니다.  아직 구속영장 조차 발부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을 이미 성범죄자로 낙인한 것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즉, 혐의만 있는 상황에서 정식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회에서 범죄자로 인식한다는 것은 법치국가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원칙은 이렇습니다.  경찰이 어느 정도의 의증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판단한 후 수색영장이나 구속영장을 통해 혐의자를 수색 또는 구속해야 합니다.  영장은 모두 판사로부터 발부 받아야 하며, 영장이 발부 됐다는 것은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할 혐의가 있다는 것일 뿐, 범죄 여부를 판단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아직 구속 및 재판은 커녕 조사도 제대로 마무리 된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을 범죄자로 낙인 찍는 것은 200-300년 전 마을 사람들이 횃불을 들고 모여 돌팔맹이질을 하던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법치국가는 위의 예를 든 사람들 뿐만 아니라 국민 하나 하나를 보호하는 법체계입니다.  민주주의와 법치국가의 기본적인 권리가 묵살되는 사회에서는 개개인의 발언권 조차 보호 받을 수 없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권력에 휘둘리게 됩니다. 

자신들의 편의에 맞게 범죄를 증명하지 않고도 이미 사회적으로 범죄자로 낙인 찍는 경찰과 검찰 모두 법치국가의 기본을 이행하지 않고 있고, 이들과 맞장구 치며 광고비 수입이나 올리려 하는 언론도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여기에 휘둘리는 일반인들도 깨어나야 할 의무가 있다 생각합니다.

Posted by Jekkie

2011/06/06 01:55 2011/06/06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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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nhong Kim 2011/06/26 23:44 # M/D Reply Permalink

    오랜만에 왔는데, 좋은 이야기 입니다. 대체적으로, 법을 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그 사건을 보고, 그러한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은 '구속' 자체만으로, 큰 기사거리와 사회매장화가 되지요. 선고공판 기사는 잘 나오지도 않습니다. (가끔 구별 못하는 기자도 있지요.) 일반시민들이 법에 대한 친화력이 좋아질때가 비로소 민주주의의 완성단계가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1. Jekkie 2011/06/28 02:38 # M/D Permalink

      안녕하셨어요!

      민주주의와 Rule of Law의 구별도 약간 필요한 것 같아요. 즉, 정치와 법치는 구별되어야 하니까요.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국가도 법치국가는 될 수 있잖아요. 단순히 구속만으로 사회적 매장이 되는 건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큰 문제에요...

      종종 소식 전해 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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