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Susanna Clarke
출판사: St. Martins Press
번역판: 조나단 스트레인지와 마법사 노렐 (1, 2권)

간만에 선택한 매우 두꺼운 소설책.
사람마다 읽을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내 경우 내용이 충실하다는 가정하에 단기간에 읽을 수 있는 두께의 편집 잘된 책을 선호한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편집이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책을 끝까지 읽지 않게 되고, 너무 내용이 길면 책 두께에 질려버리거나 내용을 지루하게 느껴 중간에 책을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경책보다 두꺼운 이 책을 산 이유는 19세기 영국의 마법사들에 관한 소설이라는 줄거리가 매우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The Times의 Book of the Year이라니 어찌 궁금하지 않았겠는가.

난 마법과 관련된 소설을 항상 좋아해 왔다. 내 상상력을 자극하는 현실 재현 불가능한 그런 소설들. 생각해보면 영화도 그런 것 같다. 너무 현실적인 내용은 흥미롭지 않다. 책과 영화는 어떻게 보면 현실을 잠시 도피하려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 일 수도 있다.

책의 배경은 이렇다.
역사적으로 영국은 마법의 국가였고 인간과 함께 요정이란 종족이 있어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영국에선 마법이 사라졌고 요정과의 교류도 끊겼다. 마법을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마법 이론가들은 계속 존재했지만 실제로 마법을 행하는 마법사들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러던 중 마법을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사람이 나타나고 이후 영국의 유일하고 독보적인 마법사로 등극한다. 그리고 그를 이어 새로운 마법사가 제자로 등장하고 둘 사이의 대립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성인을 위한 Harry Potter라고 불린다고도 하지만 영국, 스페인, 이태리, 그리고 요정나라를 넘나드는 배경과 두 마법사의 관계 형성과 갈등, 그리고 화해를 다양한 감정을 통해 수 년에 걸쳐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scale이 매우 다르다. 19세가 영국, 특히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을 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영국 작가인 Susanna Clarke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한다. 10년간 집필해 완성한 소설답게 그 완성도가 매우 높다.

내가 느낀 몇가지.
1. Paternalism (온정주의): 스승은 제자를 가르킴에 있어 그 지식의 전달을 선택적으로 행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특정 지식은 득보다 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일텐데 항상 옳거나 항상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의료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과거 온정주의를 기본으로 했던  
의사-환자관계를 평등한 관계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단, 이 평등할래야 평등할 수 없는 이 관계를 어디까지 평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지가 관건이다.
2. 요정에 대한 나의 편협했던 생각: 왠지 피터팬의 팅커벨을 요정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생각했었다. 요정이 악할 수 있고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그려질 수 있다는 생각을 왜 안했던 것이었을까.
3. 여백의 미: 성격상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는 ending을 바라지만 약간의 여운을 남기며 끝나는 소설도 괜찮은 듯. 내 마음대로 결론을 상상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주어지는 것 같아 좋다. 성격이 조금 누그러드는 걸까?
4. 갈등과 화해
5. 빛과 그림자
6. 영국의 눅눅함. 장마철에 읽기 딱 좋은 책.
7. 미친 왕, nameless slave, Mrs. Pole, Greysteels, Childermass and Vinculus.

두꺼운 소설책이 부담되지 않는다면 추천. 들고 다니기에는 조금 무겁지만 worth the effort.

Posted by Jekkie

2006/07/27 09:31 2006/07/2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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