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 바나나의 1987년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선 올해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일본 소설, 일본 영화, 일본 애니메이션을 접하기 시작한 건 2년 정도 밖에 안된다.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한국에서 많이 받지 않아서 그런 지 일본이란 나라에 대한 반감이나 호감이라고 부를만한 감정조차 없었기에 관심도 없었던 것일거라.

워낙 만화영화를 좋아해서 (애니매이션이란 표현도 좋지만 왠지 "만화영화"란 표현이 적당히 유치하고 좋다) TV 채널을 고를 때도 최우선순이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고를 때도 가장 먼저 선택하곤 한다.

그래도 일본 것을 보거나 읽지 않은건..
구지 일본 것이었기 때문이라기 보단 내가 일어를 못하기 때문에 우선 한번은 누군가가 주관적으로 번역한 언어로 접해야 했기 때문이다. 중국, 유럽 등의 기타 국가들의 것들도 다 그러한 이유로 가까이 가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너무 좁아졌다. 어쩔 수 없이 이젠 중역은 거부하되 번역은 받아 들인다.
내가 언어를 모두 배울 수 없으니까.

이젠 일본 책도 읽는다.
그런데 책 자체가 흥미롭기도 하지만 번역된 문장들이 풍기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다양한 언어들이 한국어로 번역되면 한국어의 느낌이 나는 것이 아니라 왠지 그 나라 언어를 내가 이해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번역을 잘하는 사람들의 능력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일본 책들은 유난히 그렇다.
특유의 쉼표가 많이 들어가는 번역문들은 왠지 일본어를 읽고 있는 느낌이 든다.

"하얀 강 밤배"에는 하얀 강 밤배를 포함한 3개의 짧은 글이 실려있다.
하얀 강 밤배는 "잠"에 대한 내용이다. 힘들어서 자는 사람들. 괴로워서 자는 사람들.
자는 동안엔 괴롭지 않다. 힘든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상처를 치유해 주는 약이 된다.
하지만 너무 많은 잠은 어느새 중독되어 새로운 상처를 만든다. 새로운 상처를 만들기 전에 잠에서 꺠어나면 된다. 그럼 원래 있던 상처는 치유되어 있고 새로운 상처는 생기지 않는다.

두 번째 이야기인 밤과 밤의 나그네는 자살한 사람이 남기고 간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다. "자살"한 사람이 "왜" 자신의 목숨을 끊게 됐는지 한 문장으로 설명하긴 어렵다.
성적비관, 애인과의 결별, 부도, 중독...
사람들은 요약된 한 문장의 답을 원하지만 그런 정답은 없다. 이 이야기는 한 남자가 자살한 전후의 내용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죽은 사람을 영매를 통해 만나게 된다는 "어느 체험"이다.
삼각관계에 엃혀 버린 두 여자는 한 남자를 가운데에 두고 치열할 정도로 싸웠다고 한다. 나머지 한 축이었던 남자가 이런 관계에 경멸을 느끼고 떠났덴다. 이후 한 여자는 알코올 중독으로 죽었다고 한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다른 한 명의 여자는 영매를 통해 죽은 여자를 "면회실"에서 만나게 된다. 사실은 서로를 좋아했었다고 한다. 어쩌면 친구 이상으로. 잠깐의 만남 후 각자의 세계로 돌아온다.
"어떤 체험"은 "술"이 주제인 것도 같다.
알딸딸하게 출에 취했을 때의 포근함과 그 다음 날 아침의 숙취를 정말 잘 표현했다.

"잠" "자살" "술"에 대한 묘사가 참 와 닿는다.

Posted by Jekkie

2005/01/22 13:14 2005/01/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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