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이면 거의 취미수준이다.
책방에 한 번 가면 3-5권씩 사들이지만 막상 바로바로 다 읽지도 못하고 또 다시 책방으로 향한다.
책을 책꽂이에 꽂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키높이에 맞춰 가지런히 서있는 책들을 보면 뿌듯하다.
하지만 교과서는 조금 달랐다.
단순히 책이라는 것을 떠나 무엇인가 어마어마한 지식이 책 한권에 담겨져 있는 것 같아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쨌던 교과서는 달랐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을 해 보면
해리슨처럼 나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교과서가 있었는가 하면
노박과 같이 베개로도 쓰여지지 못하고 천대 받았던 교과서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버리지도 누구에게 주지도 못한 나의 모든 의과대학 교과서들은
지금도 모두모두 내 친정 책꽂이에 일렬로 몇 년째 꽂혀 있다.
허나..
25년째 공부를 하니 이제 교과서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아무리 책이 좋다하더라도
그 비용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거나
수 년에 한 번씩 책의 내용이 수정되는 교과서는 그렇게 끼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늘 처음으로 교과서를 팔았다.
한국에서는 막상 교과서를 중고서적으로 팔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도 편리하지도 않다.
또한 한국 학생들은 왠만해서는 새 교과서를 사용하는 편이다.
워낙 책에 밑줄을 긋고 공부하는 습관을 대부분의 학생들이 갖고 있는 지라
그러한 교과서를 재활용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터.
그러나 다수의 미국 아이들은
대학 이후의 교육과정을 자신이 이후 상환해야 하는 학자금융자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관계로
가능한 생활비를 아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재활용에 익숙한 문화 덕분에
교과서를 포함한 대부분의 책을 중고로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이 꽤나 있다.
한 학기에 몇 십만원에서 이르는 책값을 매 학기 충당하기가 솔직히 나도 버거운데
중고책을 활용하면 한 학기에 몇 만원에서 10-20만원까지 아낄 수 있다.
1. 절대 학교 책방에서는 책을 사지 않는다. 중고서적도 사지 않는다.
물론 학교 책방에서 책을 구매하는 것이 편하기도 하고 상부상조의 의미도 있지만 돈을 아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절대로 절대로 활용하면 안되는 방법이다. 학교 서점은 책 값이 가장 비싸다.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고 수강변경을 한 후 바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책을 완전 정가에 구입해야 하고, 수업을 수강하지 않을 경우 return 할 수 없거나, 할 수 있어도 restocking fee를 받을 수 있다.
2. Amazon.com에 싸게 나온 새책이나 중고서적과 half.com을 활용한다.
책을 구매할 때부터 중고로 팔 생각을 하고 교과서를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런 경우 처음부터 책을 잘 다루기 때문에 중고서적이라고 해도 거의 새 책을 살 수 있다. 단, 간혹 거의 새책이라고 말은 했지만 여기저기 표시가 있는 경우가 있으니 꼭 구매하기 전에 형광표시나 밑줄표시를 했는지 여부가 비고란에 적혀 있는지 확인하고 그런 말이 없다면 한 번 정도 판매자에게 연락을 해 물어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Amazon.com 보다는 half.com이 일반적으로 가격은 더 싸지만 책의 질, 즉 깨끗함은 낮고 이에 대한 보증도 덜 확실하다. Amazon.com 중고서적의 경우 대형 중고서적 매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책의 질이 보장되기 때문에 더 안전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아마존의 경우 수수료도 많이 받고 중고가 아닌 새 서적을 어느 정도 할인가에 팔기도 한다.
정 중고서적을 사용 못하겠다면 그냥 아마존에서 할인가에 나온 새책을 사는 것만으로도 몇 만원은 절약된다.
3. Borders와 Barnes & Noble 같은 대형서점의 할인 쿠폰을 활용한다.
예전에는 Borders 등의 서점을 찾을 것을 적극 권했었지만, Borders의 경우 파산 신청 상태이고 학교 서점 업계를 쥐고 있는 Barnes & Nobles도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다. 오늘 내일 당장 책이 필요 한 것이 아니라면 Amazon이나 Ebay, Half.com에서 책을 사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4. 불필요한 교과서는 판다.
학교에 다니면서 중고로 산 책을 종종 다시 중고로 되팔았는데, 결국 한 학기 사용료 정도 냈다 생각하면 되는 것 같았다. 시간이 없어 새책으로 학교 서점에서 구매했던 $160짜리 책은 $100에, 아마존에서 중고로 $80에 샀던 책은 내가 밑줄을 많이 그은 관계로 $40에, 아마존에서 싸게 새책으로 샀던 $120 짜리 회계학은 $80에 팔았던 것이 예다. 되판 돈으로 새 학기 서적을 중고로 구입하면 된다.
아마존과 half.com과 같은 인터넷 서적판매점에는 거의 항상 개개인이 중고로 책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특별히 자신을 증명할 필요는 없지만 미국 사이트에서 판매를 하기 위해선 미국 내 주소, 미국 내 신용카드 및 통장이 필요하다. 간단한 등록만 마치면 손쉽게 자신이 팔고자 하는 서적을 올릴 수 있고 판매가 이루어지면 바로바로 이메일로 연락이 온다. 판매 후 이틀 이내에 책을 발송하면 되며 우편비는 $3.99 정도를 각 사이트에서 보조해 준다. 물론 이 이하로 나오면 이득인 것이고 동부 끝에서 서부 끝으로 책을 보내는 경우에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책은 USPS에서 Media Mail로 보낼 수 있는데, 다른 배송 방법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고 좋다. 단, 책과 문서만 가능하다. 아마존은 수수료가 꽤 붙으므로 책 가격을 산정하기 전에 이를 감안해야 한다. 사용 하기에는 아마존이 조금 더 편하긴 하다.
Posted by Jekk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