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첫 날 어땠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는 걸 보면 인상 깊은 무엇인가는 없었나보다.
수업했던 강의실, 선생님, 운동장 같은 건 다 기억나는데.
오히려 고등학교 때 전학갔을 때 인경이가 숙제를 꼼꼼히 적어 주던 것은 기억이 난다.
(애들이 내 피부색을 보고 넌 대체 어느나라 사람이라고 물었던 것도. 요즘에는 피부색을 떠나 내 언어와 문화를 보고 국적을 물어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지만.. 사실.. 이젠 나도 잘 모르겠다..)
어쨌던 첫 전학 후 25년이 지난 지금 또 전학을 가게 됐다.
장학금와 저렴한 생활비, 그리고 의료법 중심의 과정에 이끌려 Case Western과 Cleveland까지 오게 됐고
덕분에 MBA까지 하게 됐지만
2년 내내 뭔가 부족하단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어서 지난 2월 무작정 transfer 원서를 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아침 8시반에 학교 가면서 오라방한테 날씨 좋다며 학교 잘 갔다 오겠다고 했었는데
뭐에 씌였는지 수업 듣다 말고 가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오라방이 한국시간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전화했을 땐 이미 원서 작성을 마무리 했을 때였다.
(성격 참 급하다)
의료법을 특성화하고 있는 학교이면서 early transfer을 받는 학교가 몇 안돼서 (대다수의 로스쿨은 early transfer란 제도가 없고 일반적으로 7월이나 8월이 되어서야 결과를 말해주는데 피 말리면서 반 년은 도저히 못 살겠더라...)
우선은 네 군데를 넣었는데
오늘 Boston University에서 accept 됐다고 전화왔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어쨌던 5월에 한국에 들어갔다 6월에 나오면 이사도 또 다시 한번 해야 하고
(if I can get my stuff out of that apartment)
도시도 통째로 옮겨야 한다.
5월에 오라방이랑 보스턴 여행을 예정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일정까지 맞아 떨어진 걸 보면 참 신기하다.
아직 3군데 더 남았고 두 군데는 되면 Boston을 포기하고 갈 듯하니
최종 목적지는 아직 멀은 듯.
그래도 확실히 떠난다고 생각하니 까마득 하면서도 두 달간의 불안함이 누그러든다.
마지막 전학이길 바라며.
Posted by Jekk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