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몇 주를 준비한 큰 행사를 앞두고 새벽 한 시쯤 힘들게 잠 들었습니다.  보통 오전 6시 즈음 눈을 한 번 뜨고 이메일을 확인 한 후 한 두 시간 정도 더 자는데, 6시에 확인한 이메일에 차사고가 났다는 내용을 발견 했습니다. 분명 지난 5시간 동안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습니다.

이메일에 의하면 새벽 3시 경에 음주운전자가 저희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들어와 차 4대를 박았는데 제 차가 그 중 한 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차를 어딘가로 견인 했으니 확인하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자다 깨서 부랴 부랴 제 차가 맞는지 경찰서에 전화 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담당자는 차가 맞으니 와서 경찰서로 와서 몇 가지 확인을 하고 견인된 곳에서 차를 찾아 가라 했습니다. 

졸린 머리로 생각한 건.  가져가라 할 정도면 심각한 것이 아닐 것이고, 새벽에 못 들었으면 별 큰 일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창밖으로 보이는 주차장은 유리가 가득했고 뭔가 큰 사고가 난 것 같았지만...  졸린 관계로 다시 눈을 붙였습니다.

오전 주의회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경찰서로 향했습니다.  경찰은 신원확인 후 태그를 하나 주며 견인된 회사로 가라 지시해 줬습니다.  건내 받은 견인회사에 전화를 해서 차를 찾아 가겠다 하니...  운전할 상태가 아니라 합니다.  위치도 대중교통을 사용할 수 없는 곳이여서 우선 택시를 불러 타고 향했습니다.

차의 오른 쪽은 처참했습니다.  다 찌그러져 버린 문 두개가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고, 임팩트로 밀려져 나간 차가 또 다른 옆차를 박는 바람에 왼쪽 뒤도 꽤나 찌그러져 있었습니다.  견인 직원 말로는 견인차만 5대가 넘었고 경찰차 3대에 앰뷸런스가 몇 대 왔다고 하는데...  저희 집을 몇 번 두들기고 초인종을 눌렀다 하는데... 전혀 들은 바 없습니다...

차가 견인된 동네가 안전한 곳이 아닌 지라 우선 보험회사 클레임을 시작하고 빨리 빠져 나오기로 했습니다.  보험회사에서 렌트카를 커버 해 줘서 우선 차를 한 대 빌려 집에 들어왔습니다.  고쳐도 몇 주는 걸릴 것 같고 비용이 만만치 않으면 보험회사에서 시가를 주고 그냥 폐차 처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상상히 담담하고 차에 타고 있던게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이 많이 듭니다. 

몇 번 차사고가 나 본 경험이 있어 간단히 미국에서 차사고가 났을 때 대응 방법을 적어 봅니다.  물론 어저께 처럼 자버리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우선 본인이 잘못했단 생각이 들더라도 꼭 경찰을 부르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경우와 같이 누가 봐도 "난 멀쩡히 서 있었는데 쟤가 와서 박았어요!" 상황이 아닌 경우 본인 책임이 100%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본임 책임이 클 지라도 항상 차후 상황이 더 부풀려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911을 통해 경찰과 앰뷸런스를 부른 후 바로 보험 회사에 전화를 해야 합니다.  미국은 사고 위치로 보험회사 직원을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경찰 보고서를 공인 기록으로 사용하고 견인이 필요한 경우 견인 회사에서 견인한 후 따로 보험회사로 비용 청구를 하게 됩니다.  경찰 보고서 상 사고가 보험으로 커버된다면 보험회사 직원은 경찰 조사가 끝난 후 견인 장소나 견적 산정 사무실에서 따로 견적 산정을 합니다.

여기부터는 사고의 성격과 보험에 따라 천차만별로 차이가 납니다.  사람이 다친 경우, 차 외의 재산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등등 정말 다양한 결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경찰 보고서를 확보하는 것이고 경찰 보고서에 이의가 있다면 바로 이의제기를 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필요에 의해서는 변호사를 고용해야 합니다. 

제 경우 내일 경찰 보고서를 확보하겠지만 당시 상황을 전혀 보지 못 했으므로 이의가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제 보험회사에서 요구할 것은 분명합니다.  사고자 신원 파악을 해야하고 상황에 따라 사고자의 보험에 보험비용을 재청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견적 산정 결과는 두 가지일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현재 차의 실가격에 비해 발생한 손해가 너무 커서 그냥 차값을 보험회사에서 뚝 떼어 주고 폐차 처리 하는 것 (일명 totaled).  두 번째는 수리를 하는 것입니다.  실가격은 결국 세금 산정시 사용되는 value인데 1년 전 차를 산 가격에 비해 낮을 것이므로 손해입니다.  수리를 할 경우 당연히 사고차량이니 차를 중고로 팔 때 가격이 떨어질 것이고 수리도 잘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래나 저래나 사고가 나서 피해가 있음은 확실합니다.  어떻게 이걸 전혀 모르고 잤는지가 참 신기합니다.  But I'm safe, that's all that matters.

Update: 미국 자동차 보험 약관 이해하기

사고 차량은 수리에 들어 갔습니다.  예상 수리 비용 최소 $15,000, 기간 최소 3주.

Posted by Jekkie

2011/06/16 11:49 2011/06/1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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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soo 2011/06/16 21:41 # M/D Reply Permalink

    그래도 누가 박았는지 알 수 있으니 다행. 밤에 몰래 박아 놓고 도망간 차 때문에 자차 보험으로 해결함....내년 보험비 오르게 생겼음. T_T

    1. Jekkie 2011/06/17 04:32 # M/D Permalink

      네 잘못이 아닌데 왜 보험료가 올라??

      사고자는... 동갑내기 백인 여자... 무면허, 무보험, 무등록 차량.

    2. reader 2011/06/23 07:27 # M/D Permalink

      underinsured motorist coverage를 들어 두셨다면 그걸로 claim하면 되지만, 아마 안드신듯 하네요.
      자차 보험으로 해결하면 보험료 올라요...
      사고자 정말 무책임하네요;;;

    3. Jekkie 2011/06/23 13:04 # M/D Permalink

      아, 그게 주 마다 달라서요. 매사추세츠의 경우 기본 underinsured motorist coverage는 보험회사의 의무이고 저처럼 no-fault일 경우 deductible도 waive 해 준답니다.

      MA가 consumer protection이 강한 편이어서 당연한 거지만, 주 마다 다를 거란 생각은 못 했네요!! New Jersey는 100% no-fault여도 보험료가 오르는 주 중 하나인 걸로 알고 있어요.

    4. Jekkie 2011/07/06 02:29 # M/D Permalink

      곰곰히 생각을 해 봤는데.

      Comprehensive coverage가 있기 때문에 UMI가 kick in 하지 않습니다. UMI는 comprehensive가 없고 사고자가 uninsured/underinsured이거나 뺑소니일 경우 해당되는 조항입니다. 그러므로 저처럼 comprehensive가 있는 경우 이 조항으로 커버가 되겠습니다. 물론 보험료 인상과도 관계가 없습니다. :)

  2. reader 2011/06/23 07:28 # M/D Reply Permalink

    어쨌든 안 다쳤다니 다행입니다. 몸 성한게 최고에요.

    1. Jekkie 2011/06/23 12:18 # M/D Permalink

      :D 감사합니다! 우선은 고쳐 본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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