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v. 비영리병원 (2)

지속적으로 영리병원에 대한 글을 조금씩 써 왔는데 최근 유입되는 키워드 중 영리병원이 매우 많이 늘어 업데이트 겸으로 하나를 더 써 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의료기관이 영리법인 형태로 개원하지 못한다가 법입니다.  개인사업자인 의원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동네병원으로도 분류되는 개인의원이나 클리닉은 모두 의사가 개인사업자로 개원한 기관으로 법인이 아닙니다.  법인이란 법적인 보호장치를 통해 법인이란 가상의 존재를 만들수 있게 하여 개인사업의 경우 개인이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파산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것과는 달리 법인에게 그 모든 책임을 넘김으로써 사업의 리스크를 줄여 경제 활동을 도모한다는 것이 기본 개념입니다.  이러한 보호를 해 주는 대신 법인 자체는 국가에 세금을 내야하며 운영과 관련된 복잡한 법적 의무조항들을 따라야 하므로 이를 위한 추가적 비용이 필요합니다.  의료기관을 개설할 때는 이 모든 장단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법인에 있어 영리와 비영리의 기본적인 차이는 투자자의 유무입니다.  영리기관은 말 그대로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므로 영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됩니다.  이들이 투자자입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모든 회사들은 결국 투자자를 유치하는 영리기관이며, 투자자들은 주식을 통해 그 회사에 투자를 해서 이익이 발생할 경우 배당을 받는 것이 목적입니다.  비영리기관의 경우 영리를 제외한 다른 목적을 갖고 운영되며 비영리병원에는 투자자가 없습니다.

투자자의 유무는 결국 수익이 발생했을 때 그 수익을 어떻게 쓸 수 있느냐입니다.  영리기관의 경우 이미 기관의 목적이 영리이고 이를 위해 투자자가 모였으므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분 해 주는 것이 수익의 이용 중 하나입니다.  비영리기관도 당연히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시 기관에 재투자를 해서 기관의 발전에 사용해야 합니다.  간혹 비영리기관에서 발생하는 비리 중 하나는 기관의 운영자들이 자신들의 연봉을 터무니 없이 높게 책정해서 결국에는 비영리기관을 개인사업과 같이 운영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정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난 10년 이상 논의되고 있는 영리병원의 쟁점은 병원들에게 영리법인이 될 수 있는 옵션을 주자는 것이지 모든 병원을 영리화 하자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 영리법인이 허용된지 오래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병원들이 앞다퉈 영리화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대형병원일수록 영리화하는 것을 꺼려합니다.

국가 차원에서 영리병원을 밀어 붙이려는 이유는 의료의 산업화를 경제 성장에 이용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현재 manufacturing과 수출로써 큰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새로운 무엇인가가 없이는 다음 단계로 발전하기 힘듭니다.  Manufacturing 다음에 오는 것은 항상 서비스 시장이고 의료는 그 서비스 시장 중 가장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병원이 영리병원으로 전환할 경우 우선 병원 자체가 투자를 유치할 수 있으므로 재정이 확장됩니다.  즉, 기존 시설들을 재정비하거나 아얘 새로운 건물을 짓는 등 infrastructure에 대한 투자를 하므로써 고객유치를 위한 경쟁력이 발생합니다.  그 다음 거론되는 문제는 항상 "현 수가 하에선 투자를 해도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회수할 수 없으므로 병원의 영리법인화를 할 필요가 없다" 또는 "영리병원은 국가보험 강제지정에서 예외로 해 주자"입니다.  그에 대한 답은 무한히 많으므로 다음 포스팅에서...

국가 차원에서 투자를 도모하고자 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묶여 있는 돈 또는 해외로 투자되는 돈을 국내 투자시장으로 끌고 들어와 이를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도록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세금을 통해 국가제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비영리기관들의 경우 정말 다양한 세금혜택을 보고 있어 의료시장에서 엄청난 돈이 오고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세금으로 들어오는 돈은 터무니 없이 적습니다.  영리병원의 경우 투자자와 법인 뿐만 아니라 그 중간 중간에서 이익을 보는 다양한 기관과 개인에게 세금 책정할 수 있으므로 국가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비영리병원들도 현재 누리고 있는 다양한 세금혜택을 알고 있고 영리화가 허용될 경우에도 무턱대고 앞다퉈 영리법인으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영리병원이 생길 경우 의료가 양극화 될 것이란 얘기가 틀린 말만은 아닙니다.  특히 강제지정제 예외를 가능하게 할 경우에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한국 전체 인구를 생각했을 때 건강보험 없이 의료 혜택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되며, 그 인구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해외환자 유치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도 있지만, 대부분의 정말 비싼 의료는 장기적 치료를 요하는 질병들과 응급상황에서 발생하는 시술들입니다.  성형수술 몇 백건이나 허리 수술 몇 천건을 통해 수익을 내는 병원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고 이 시장에 뛰어 들려고 발벗고 영리화에 나서는 병원이 과연 몇 개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또한 이미 한국 의료는 다양한 면에서 양극화 되어 있습니다.  도시 사는 사람과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누리는 의료혜택이 천지차이이고, 유명병원 특실과 동네 병원 다인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누리는 의료도 너무나도 다릅니다.  양극화가 옳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양극화는 현실화 되었고 병원의 영리화를 허용함으로써 양극화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영리화를 통해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영리병원을 통해 발생되는 추가적 세금을 잘 활용하면 저소득층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자본주의로 넘어갈 대로 넘어간 상황에서 여건이 되는 사람들에게 대리석에 벽걸이 TV가 걸린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세금을 저소득층 의료에 이용하는 것도 아주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미 사회 전체에서 양극화는 현실이 되었고 이제는 양극화 속에서 어떻게 하면 한 극이 다른 극을 support 할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의료비의 폭발적인 증가는 영리병원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에 영리병원들이 있고 미국의 의료비는 비싸니까 영리병원은 의료비를 증가 시킨다는 논리는 남편은 남자이고 소크라테스도 남자이므로 남편이 소크라테스이다라는 터무니 없는 논리와도 같습니다.  항상하는 말이지만, 미국과 비교를 할 때는 단면이 아닌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 합니다.

영리병원 허용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동의를 거쳐 결정되어야 하는 사항이고 허용하자 말자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없습니다.  단, 논점이 흑과 백으로 진행되는 것에는 문제가 있으며 제대로 된 이해 속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Jekkie

2011/07/24 01:58 2011/07/24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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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ong In 2011/07/24 10:34 # M/D Reply Permalink

    (thumb) Dong In Sinn likes this.

    1. Jekkie 2011/07/24 13:47 # M/D Permalink

      You liked the fact that I slipped you in there somewhere didn't you? :) Thanks!!

  2. 하나만큼 2011/08/03 09:48 # M/D Reply Permalink

    엄연한 현실을 일단 인정하고 직시할건 직시하자는 말씀이군요! 전 기본적으로 영리병원에 대해서는 썩 찬성하지는 않는 입장이지만, 작금의 영리병원에 대해 펼쳐지는 논쟁이 뭔가 본질을 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에서는 공감해요 ^^

    1. Jekkie 2011/08/03 11:54 # M/D Permalink

      그런 셈이지. 모든 문제는 현실을 인정해야 해결방안이 생기니까. 정신과 환자의 insight와 비슷한 듯.

      나도 영리병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는데 몇 몇 영리병원들을 보면서 장점도 있다는 걸 알았어. 로펌 들어가서 영리병원들 운영 실상을 더 보면 생각이 정리 되겠지.

      하지만 결론은 그거야. 뭐가 문제인지, 논점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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