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살기 좋다는 소리 많이 듣는데 저는 왜 미국이 살기 좋은 나라인지 매일 고민합니다.  그런 넌 거기 왜 갔느냐 하신다면 한국에서 적응 못 해 쫒겨 온 것도 있으니...  다른 얘기.

미국의 삶은 전반적은 매우 큰 인내를 요구합니다.  뭐를 주문해도 당일 배송은 같은 건 당연히 없고, 길게는 6개월까지 기다려 봤다가 지쳐서 취소한 적까지 있습니다.  한국 같으면 "담당자 나와라", "장사할 생각 없냐", "고객 불만 신청할 거다"라고 외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벽에다 대고 외치는 것이 차라리 나을 때도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시장이 좁고 고객 만족도에 따라 흥망성쇠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처럼 시장도 넓고 극한의 고객 만족도가 아닌 이상 널리 알려져 다수의 고객 구입 패턴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미국인들의 기본적인 고객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 자체가 낮기 때문에 고객 만족을 중요시 여기긴 하지만 한국처럼 사업의 목표가 고객 만족은 아닙니다.  

학교 지원도 입학 1년 전부터 시작하고, 합격도 시험 보고 면접 보고 1주일이면 알려주는 한국과 달리 몇 주에서 몇 달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로스쿨 지원할 때 기다림에 지쳐 생긴 불면증이 아직도 있습니다.

공무원 서비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차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한 동네가 많으니 운전면허 같은 건 바로 바로 발급된다 치더라도 나머지 문서들은 세월아 내월아, 오늘 안되면 내일하면 되고, 내일 안되면 모래 하면 되고...  한국의 경우 공무원 시험도 통과해야 하고 경쟁도 높아 왠만하면 대학교 교육을 받은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미국의 경우 천차만별의 교육수준을 자랑하는 공무원들 덕분에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행정처리도 정말 많습니다.  

남편이 현재 미국 주민등록 번호인 social security number를 신청해 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번호가 없어 의사면호도 발급되지 못하고 있고, 의사면허가 없어 환자도 못 보고 제대로 일도 못하고 있습니다.  하도 나오지 않아 발벗고 뛴 결과 뭔가 행정당국 사이의 정보교환에 문제가 발생했고 하루종일 탁구공 넘기듯 여기 저기 튕겨 결국에는 기다려보란 말만 듣고 왔더랬습니다.

미국 참 살기 좋단 얘기 들을 때마다 요즘엔 울컥 울컥 합니다...  

Posted by Jekkie

2011/07/21 13:08 2011/07/2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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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우엄마 2011/07/21 13:20 # M/D Reply Permalink

    아직 안나왔구나.. 에효

    1. Jekkie 2011/07/23 09:30 # M/D Permalink

      어저께는 무지 우울해 했는데 오늘은 좀 좋아 졌어요. May next week...

  2. seso 2011/08/26 11:21 # M/D Reply Permalink

    가다가 들렀는데 정말 공감되네요~ ㅋㅋ 뭔놈의 일처리가 그렇게 느린건지-_- 정말 너무 느린것 같아요

    1. Jekkie 2011/08/26 12:43 # M/D Permalink

      안녕하세요? :) 네, 이유야 어찌 됐건... 너.무.느.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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