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한국.
경제적으로 선진국도 후진국도 아닌 중간 즈음이란 얘기다.
동양인들이어서 그런건지
경제가 국민적 정서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해서 그런건지
그냥 한국인들이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한국 사람들은 숫자를 좋아하고
전체를 등수로 분류해 자신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것을 좋아한다.
세계 GDP 순위, 세계 수출률 순위, 브랜드 순위, 학교 순위, 학교 내에서의 등수...

많은 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한 많은 수의 국가들은 근대 전쟁들의 대부분을 자신의 영토에서 겪었고
한국도 전쟁의 폐허에서 국가를 재건해야 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고 살신성인하는 성격을 바탕으로 국가 재건에는 성공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다들 갈망하는 "선진국"이란 대열에 포함되기에는 갈길이 멀어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지 꽤나 많이 고민한다.

어느 정도 경제가 일어서고 나면 그 다음은 국민정서란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MBA를 하면서 다양한 국가들의 사람들을 성인이 되어서 만나보니 더욱 더 그러한 생각이 든다.
윤리에 비해 실리를 찾는 인도인들 (컨닝도 좋은 성적을 위해선 정당하다고 떳떳하게 주장한다...)
개인 숙제도 팀 숙제로 변해 버리고 과거 리포트로 현재의 숙제를 대체해 버리는 대만인들
(한국인들이 많은 학교에서는 한국 사람들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과제를 처리하지도 할 생각도 없는 나이지리아인
책임을 전가하는 폴란드인.
실수를 지적하고 손가락질 하기 좋아하고 선입견이 강하고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한 미국인들.

단점을 열거하자면 오늘 하루도 부족할 것이고 사람마다 부족한 점은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정서적 차이는 문제 해결 방법인듯.

아무리 인도인에게 컨닝이 잘못된 것이라 말해 줘도 그들을 들을 생각도 안한다.
대만인들 (또는 한국인들)에게 남의 리포트를 제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 말하면 잘못된 것인 것도 알고 창피하다고 말하면서도 하던 행동 패턴을 바꾸지는 않는다.
아무리 일을 하라고 다그쳐도 움직이지 않는 아프리카인은 절대로 일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질 낮은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

그런데 미국인들의 반응은 참으로 다양하다.
물론 끝까지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며칠 전 토론 수업에서 한 미국인이 일본과 한국의 비만도와 미국의 비만도를 비교하면서 결국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문제는, 한국의 경우 학교에서 비만 방지 교육을 해서 비만도가 3%도 안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문화적으로 마른 사람을 아름답다고 생각해서인 이유가 더 강한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교육과 섭취하는 음식이 다르다고 착각하고 있길래 아니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그는 담배의 경우 교육을 했더니 흡연률이 떨어지지 않았느냐고 말했고 나는 교육을 통해 비만도를 낮출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아저씨 기분 무지 나뻐했다.)
그러나 다른 민족에 비해 누군가가 논리적으로 자신의 실수를 지적할 경우
속으로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분명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매우 많다)
"인정"과 "사과"를 할 줄 알고 이를 "나약함"과 연결 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사과"를 대신 해 주는 "대신맨"이 있을 정도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과 자존심과 나약함과 연결하는 아시아인의 정서와는 매우 다른 정서가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서양문화가 위대하다는 것도 아니다.
단, 인간 사회에서 생활함에 있어 더 발전된 문화와 경제를 자랑하는 국가일 수록 겉과 속이 달라 보이는 경우가 많을지언정
사회적으로 융화되기에 알맞은 성격과 정서를 지닌 사람들의 비율이 더 많아 보인다는 것이다.


p.s. 1 내가 하고 싶은 말 다할 수 있고 아니다 싶으면 사과하면 되는 건 내 성격에 더 맞는 지도 모른다.
p.s. 2 어느 인종이건 동등한 입장에 있는 20대 초중반의 사람들과는 일하기 정말 힘들다.

Posted by Jekkie

2008/04/26 00:12 2008/04/26 00:12
Response
No Trackback , 6 Comments
RSS :
http://jekkie.com/tt/rss/response/659

Trackback URL : http://jekkie.com/tt/trackback/659

Comments List

  1. Tom 2008/04/26 03:39 # M/D Reply Permalink

    It's called postmodernism.

    1. Jekkie 2008/04/27 13:30 # M/D Permalink

      I have no idea what postmodernism is, but at least I might be on the right track!

  2. 현종스~ 2008/04/30 13:59 # M/D Reply Permalink

    그런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경험과 해결 방법은 전세계에 몇 안되는 너와같은 이들이 가질 수 있겠지. 나처럼 하나의 문화권에 살고 있고, 다른 문화를 극히 한정된 정도로만 경험할 수 있는 나로서는 너의 그런 경험들이 부러울 뿐이다.
    뭐....적어도 일년간은 나도 좀 다른 경험을 하게되었지만 말이다.ㅋㅋ

    1. Jekkie 2008/05/02 00:03 # M/D Permalink

      근데 결국 인간은 다 비슷한 듯 해요.
      계속 접하면 접할 수록 비슷한 부분이 더 많이 보여요.
      인종/문화의 차이도 있지만 현대적 진화의 차이가 더 큰 것 같아욤.

  3. 하주원 2008/05/01 10:32 # M/D Reply Permalink

    오랜만에 댓글 남기네요.
    저는 p.s. 2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그건 왜 그런가요?

    1. Jekkie 2008/05/02 00:11 # M/D Permalink

      오랜만~!
      나는 리더 통해서 종종 글 읽는데 리더에는 글 남기는 기능이 없어서 매번 훔쳐만 보게 되네.

      말이 조금 꼬인 것 같긴 한데
      "나와" 동등한 입장에 있는 20대 초중반의 사람들과 일하기 힘들다는 거였어.
      상하 관계가 확실한 상황에서는 그 조직 내에서 나이 불문하고 자신의 역할만 하면 되잖어.
      역할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불이익을 가하는 사람이 확실하고 실제로 불이익이 가해지고.
      반대로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입장에서는 구성원 각자의 책임감을 바탕으로 조직이 활동을 해야 하는데
      경험상으로는 저 나이 대 사람들의 책임감이 좀 떨어지는 듯.
      그렇다고 해서 동등한 입장에서는 불이익을 가하기도 매우 힘들기 때문에 한마디로 무서울 것이 없는 것 같아.
      지난 1년 동안 사회주의에 대한 매우 큰 회의감만 남은 듯.

Leave a comment
« Previous : 1 : ... 358 : 359 : 360 : 361 : 362 : 363 : 364 : 365 : 366 : ... 645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