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생활을 시작한 지도 어언 5달.
어디에서 살던 가끔 나의 어이없이 행동에 내가 깜짝깜짝 놀라곤 하는데...
한 달전.. 고등학교 친구가 동네에 왔던 날.
베게를 새로 사야 해서 침구점에 들렀었다. 쓰던 베게 사이즈와 새로 사는 베게의 사이즈가 동일한지 몰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베게 커버도 새로 구입을 했다. 그런데 집에 와 보니 쓰던 베게의 사이즈가 같아서 베게 커버를 새로 살 필요가 없었다. 그래도 이왕 산 거 써보자 싶어 포장을 뜯었더니.. 뜨어.. 너무 큰 사이즈의 커버였다.
한 달 내내 학기 말이다 리포트다 시험이다 정신이 없던 중 이젠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그저께 침구점에 다시 들러 return을 했다.
분명히 내가 잘못보고 물건을 구입을 했고 한 달이 지났건만 군소리 없이 현금으로 refund를 해 줬다.
일 주일 전 월마트에서 시부모님께 드릴 몇 가지 물건을 다른 식료품과 함께 구매했었다.
이제 일주일이면 귀국 (아... 꿈만 같다)하는 지라 가져갈 물건들을 방 한 구석에 쌓아 놓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부모님 드릴 물건이 안 보였다. 혹시 다른 곳에 보관했나 싶어 이 작지만 복잡한 공간을 홀랑 다 뒤졌는데도... 찾을 수가 없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뿔사.. 물건을 사온날 식료품 정리를 하면서 해당 물건을 애당초 보관했던 기억이 전혀 없었다.
가게에 두고 왔나 싶었다...
그래도 나름 생각하고 신경써서 물건을 골랐는데 영수증을 보니 돈까지 멀쩡히 다 지불했건만 가져오는 과정을 홀랑 빼먹어 물건은 물건대로 없고 돈은 돈대로 날렸다는 생각에 어제 오후 내내 내 자신을 얼마나 구박했는지 모른다.
오빠한테 말을 하면 좀 마음이 나아질까 싶어 (혼날 각오를 하고) 이실직고를 했는데..
갑자기 월마트에 전화를 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해서 사정을 얘기 했더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영수증이 있냐고 물었고 있다고 했더니 들고 오랜다.
오늘 오후 영수증을 들고 갔더니 사람들이 돈은 지불해 놓고 가져가지 않은 물건들의 장부 (나 같은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더군...)를 뒤적이더니 써 있다면서 새 물건을 가져 오랜다. 가져갔더니 확인만 간단히 가고 들고가면 된다고 하더라.
구매한지 한시간이 지난 것도 아니고 어언 일주일이나 지났고 내가 실수했음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손님이 놓고 간 물건을 솔직히 장부에 기록하고 이를 돌려주는 시스템에 또 한번 깜짝 놀랬다.
미국이 선진국이란 생각이 들땐 이럴 때다.
미국에서는 영수증은 항상 보관한다!!!!
Posted by Jekki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