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병역의무’ 성차별인가

[서울신문]

#사례1 2005년 8월 경기 일산에 사는 여고 3년생 A양이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렸다. A양은 “‘대한민국 남자는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여자는 지원해야만 군인이 될 수 있다.’고 한 병역법 3조 1항이 남녀차별이다.”면서 위헌 결정을 내려달라고 헌법소원을 냈다.

#사례2 지난해 3월 입영 영장을 받아든 B(25)군도 역시 같은 문제로 헌재를 찾았다.B군은 “헌법 39조가 ‘모든 국민’에게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도 병역법이 남자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해 남녀차별이다.”면서 헌법소원을 냈다. A양과 B군의 주장처럼 남자들만 병역의무를 지는 것이 헌법이 금지하는 남녀차별에 해당할까.

헌법소원까지 제기돼 헌재가 위헌 여부를 심사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법학자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주환 광운대 교수와 윤진숙 숭실대 교수는 11일 헌법재판관과 연구관들이 주축인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이공현 재판관)의 75회 발표회에서 이같은 의견을 밝힐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S2D&office_id=081&article_id=0000132744&section_id=102&section_id2=257&menu_id=102


나도 몇 년 째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헌법소원을 실제로 낸 학생이 있다니 뿌듯하다.
남자가 군대를 가니 우리도 따라가겠다는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생각은 아니다. 동일한 국가의 동일한 국민이라면 동일한 의무와 동일한 권리를 누리는 것이 당연하다. 인정한다. 남자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생물학적 다른 점은 어느 정도 감안하여 그에 합당의 의무를 지닐 수는 있다. 총대를 매고 뛰어 다니거나 수류탄을 던질 수는 없어도, 더 나아가 군대라는 조직 내에서 일을 할 수 없어도, 국가를 위한 다른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신체조건을 떠나 이행할 수 있는 공익사업도 얼마든지 있고 봉사활동도 있다. 여자의사라면 공중보건의도 될 수 있고 변호사라면 pro bono 활동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번 학기 미국 헌법을 공부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1953년 Brown v. Board of Education이란 판례 전까진 인종차별은 합법이었다. Separte but Equal. 이 조건만 만족시키면 인종차별이 가능했다. 55년전 이야기다. 30년 전인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남녀차별은 합법이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른 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 또한 이유는 다양했다. 생물학적 차이도 당연히 그 이유 중 하나였다. 이들도 인정한다. 생물학적 차이를. 하지만 정말 다른 방도가 없는 임신 등과 관련된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이상 (남자에게 직접임신과 관련된 법을 적용하긴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국가적 차원에서 남자와 여자를 차별하는 매우 중요한 이유가 존재하고 (important government objective) 이러한 이유를 바탕으로 제정된 법 사이에 substantial relationship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법의 잣대를 단순히 남자와 여자로 구별할 수는 없다.

남자와 여자는 분명 다른 존재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이스라엘 처럼 모든 사람이 남녀불문하고 총대를 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 나도 국가에 대한 그 어떠한 의무를 이행하고 이에 합당한 권리를 누리고 싶다는 것 뿐이다.

이번에 안되면 될 때까지 두드려야 할 듯.

Posted by Jekkie

2007/05/11 11:21 2007/05/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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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주원 2007/05/13 13:58 # M/D Reply Permalink

    모든 사람이 남녀불문하고 총대를 매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 나도 국가에 대한 그 어떠한 의무를 이행하고 이에 합당한 권리를 누리고 싶다는 것 뿐이다.

    이 부분 정말 멋져요 ^^

    1. Jekkie 2007/05/17 16:00 # M/D Permalink

      뭐 매고 싶은 사람을 뜯어 말리진 않겠지만 :)

  2. 자유 2007/05/13 21:04 # M/D Reply Permalink

    정말 어려운 문제로군요.
    일전에 여행하다 이스라엘 커플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남녀의 의무복무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어서 물어봤더니, 복무기간이 다르더군요. 남자가 더 길다고 했었습니다. 영어가 짧다보니 심도 있는 대화를 하지 못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생물학적 차이를 배려한 의무의 공정한 배분(!?)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차이를 두느냐, 차별을 하느냐.... 백짓장 한 장 차이라서 참 어렵네요.

    1. Jekkie 2007/05/17 16:02 # M/D Permalink

      맞아요.
      정말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아요.
      이스라엘 제도가 어떤지 더 공부해 봐야 겠네요. :)

  3. 택견꾼 2007/05/13 23:08 # M/D Reply Permalink

    총대를 매고 뛰어 다니거나 수류탄을 던질 수는 없어도, 더 나아가 군대라는 조직 내에서 일을 할 수 없어도, 국가를 위한 다른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성도 총대를 맬 수 있고 수류탄도 던질 수 있고 군대에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당!!
    총은 3키로 정도 밖에 안 되고 수류탄 던지기는 체육시간에 공던지기만 평균치 해도 가능하니...
    그리고 군대에서 전력질주를 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걷는 것과 오래달리기 수준의 달리기 실력을 요구하는데...
    여자들 체력장 정도만 되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
    (실제로 여군들도 그렇게 어렵지 않게 하고 있고... ^^)

    군대에서 슈퍼맨 같은 체력을 바라는 것은 아니라네 ^^

    1. Jekkie 2007/05/17 16:04 # M/D Permalink

      정말 그렇담 왜 생물학적 차이를 이유로 이런식의 남녀차별을 합당화 하는지 이해가 안돼요....

      (여자들 체력장을 보신적이 없군요... 저 고등학교 때 멀리던지기 5m도 못한 아이들을 보고 기겁한 기억이 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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