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를 보니
예산처에서 2007년부터 건강보험예산에 대한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고 한다.

이러한 발표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기본 정보가 필요하다.


우선 우리나라는 전국민이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의료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되어 있다.

이는 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있는 경우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직장가입자란 말 그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지역가입자란 직장가입자가 아닌 모두를 일컫는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의료보험료의 일부를 직장이 부담하며

지역가입자의 경우 정부가 일부를 부담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는 민간의료보험 제도가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암보험이나 다보장 보험은 손해보험이나 질병보험의 형태로써

특정 질환이 발생할 경우 이를 진단, 치료하기 위해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질병에 해당하는 정해진 액수를 환자나 상속인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오늘 기예처의 발표와 관련되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가 되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지역가입자의 경우 정부가 보험료의 일부를 부담함에 있어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지불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 세금에 일조를 하고 있는 직장가입자들은 간접적으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2. 지역가입자들의 경우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수입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하고 있으나 그 수입을 파악함에 있어 정확하지 못하므로 (보통 실수입보다 적게 신고하므로) 수입이 100% 노출되어 있는 직장가입자들에 비해 지역가입자들의 경우 적은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다.

3. 전국민이 가입되어 있는 국내 유일의 의료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은
만성적자를 앓고 있다. 단, 최근 도입된 특별법 등으로 인해 2004년의 경우 흑자를 기록했다.

4. 위의 특별법 중 하나인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 특별법에 의하여 현재 지역가입자 보험료의 50%를 국가예산(35%)과 건강증진기금(15%)으로 지원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직장가입자의 간접부담 이외에도 건강증진기금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건강증진기금이라 함을 말 그래도 국민의 건강을 증진 시키기 위해 거두어 지는 세금이다. 건강보험의 대부분은 이미 발생한 질병에 대한 보험임을 감안한다면 건강증진기금이 성격이 다른 곳에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또 한번의 담배값 인상에 대해 담배세로 건강보험을 유지하느냐는 쓴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 기예처의 발표는 무엇이 문제인가?

1. 기예처가 이러한 발표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국민건강보험은 사회보험이며 사회보장 제도의 일부이다.
이는 보건복지부라는 정부의 또 다른 부처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어떠한 정책을 발표하던 보건복지부에서 했음이 마땅하다.

2. 발표 내용 자체가 타당하지 못하다.
기예처에서 예산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이후 보험료의 문제까지 논의할 권리가 과연 있나 싶다.

3. 정책 자체가 비논리적이다.
기예처의 논리는 이러하다.
즉, 의료복지 분야에 대한 재정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의 50%를 정부에서 일괄지원하는 것을 내년 말부터 중단하고
대신 이 재원으로 저소득계층의 의료비를 직접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예처 관계자는 "지역가입자 중에는 부동산재벌 등 소득이 잘 드러나지 않는 부자들이 많이 포함돼 있고 약사 등 전문직과 고소득 자영업자들도 많은데 이들의 보험료를 국민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거다.
소득이 잘 드러나지 않는 자들의 소득을 파악할 방안을 모색해할 문제이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을 일괄적으로 철회하는 것에는 상당한 오류가 있다.
또한 이들이 말하고 있는 전문직 종사자들은 이미 대부분 직장가입자로 등록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회계사(98.7%), 의사(95.3%), 변호사(94.5%), 변리사(94.2%), 세무사(91.5%) 등 전문직 종사자 대부분이 직장가입자로 돼 있다.
또한, 기예처는 지역가입자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는 대신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하고자 한다고 하나 저소득층의 기준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어떠한 잣대로 어떠한 형태로 지원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또한 위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국가의 보건과 복지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와 합의를 도출해 내지 못한 상황에서 단순히 예산을 책정하는 부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러한 발표를 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가 아니었나 하다.

마지막으로, 국민건강보험은 사회보험이며 사회보장제도이다.
모든 국민이 나이, 직장, 성별, 소득과 무관하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누려야할 권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여기에 형평성의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가?

이번 기예처의 발표는 이러한 건강보험의 이념 자체를 뒤흔드는 발표인 것이다.

Posted by Jekkie

2005/05/10 21:40 2005/05/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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